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나라나 지역의 독자 문화를 서로 인정하며 존중하여 다른 문화와 상호 조화를 도모해 가야 함을 의미합니다. 세계 각국의 문화 중 일상생활 속에서 가장 접근하기 쉽고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것이 식문화이며 오랜 역사 속에서 형성되어 독특한 특성과 다양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세계 식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푸드 코디네이션의 질을 좌우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고 세계관을 넓혀야 할 것입니다.
매슬로(Maslow)에 의하면 사람에게는 한 욕구에 대해 최소의 만족을 얻지 못하면 보다 높은 단계의 욕구로부터 만족을 얻으려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것은 매슬로의 5단계 욕구설로 이 욕구의 단계에 따라 인간의 음식을 먹는 행동은 그 의미가 달라지게 됩니다. 인간의 욕구는 식문화를 움직이는 중요한 인자가 되며, 거기에 따른 음식의 의미는 음식산업에 있어서 고객의 욕구 소재 파악에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 한국 음식문화
한국은 삼면이 바다이고 사계절이 있어 곡물과 어류를 비롯한 해산물 등 다양한 식재료가 발달하였습니다. 또한 남쪽 지방의 경우 기후와 풍토가 농사짓기에 적합하여 신석기시대에서부터 곡물이 재배되었고 벼농사가 2 모작으로 이루어져 쌀을 주식으로 하는 풍족한 식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삼국시대 이후에는 밥과 함께 반찬을 부식으로 일상식이 이루어졌으며 계절에 따른 저장 • 가공식품과 절기에 따른 명절 음식 등이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발달하였습니다.
여기서는 우리나라 음식문화의 특징을 살펴보아 식문화 이해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1) 주식과 부식의 뚜렷한 구분
한국인은 쌀을 위주로 하여 보리, 콩, 조, 수수 등의 잡곡을 섞거나 쌀만으로 지은 밥을 주식으로 합니다. 때로는 죽, 국수, 만두, 수제비를 주식으로 이용하는데, 주로 주식을 통하여 에너지를 얻습니다. 부식은 국이나 찌개 같은 국물 있는 음식과 발효음식인 김치를 기본으로 채소류, 어류, 육류 등을 조리하여 영양상 비교적 합리적이고 조화롭게 배합하여 밥을 섭취하기 위한 반찬으로 활용합니다.
(2) 다양한 음식의 종류와 조리법의 발달
음식의 가짓수가 많은 편으로 밥, 국, 찜, 구이, 나물, 전, 조림 등 음식의 종류도 많고, 썰기, 끓이기, 데치기, 찌기 등 조리법도 다양합니다. 서양 음식이 대부분 건열 조리인 것과는 달리 한국음식은 식품에 물을 넣고 조리하는 습열 조리가 발달되었습니다. 일상 음식 이외에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의 장류와 김치, 젓갈, 식초 등의 발효식품 및 떡, 한과, 화채, 차, 술 등 그 종류가 많습니다.
(3) 다채로운 음식의 맛과 멋
갖은양념이라는 상용되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파, 마늘, 고춧가루, 간장, 된장, 참기름, 식초, 깨소금 등 양념의 종류가 많고, 이것을 적절히 사용하여 한국 고유의 음식 맛을 냅니다. 음식을 아름답게 장식하기 위하여 잣, 은행, 버섯, 알 지단 등을 고명으로 만들어 멋을 내기도 합니다.
(4) 상차림의 발달
밥과 반찬을 마련하여 일상 식사를 하는데 조선시대에 와서 그 규범이 확립된 3첩, 5첩, 7첩, 9첩, 12첩 반상에 따른 상차림이 정해졌습니다. 점심 때나 손님을 대접할 때 국수를 주식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국수 이외에도 여러 가지 요리를 준비하여 교자상의로 손님 접대를 하였고 돌, 혼례, 회갑 등의 특별한 행사와 명절에 차리는 상차림도 다양하게 발달하였습니다.
(5) 계절 변화에 따른 저장음식의 발달
계절별로 생산되는 식품이 다르고 계절기에 맞는 음식을 마련해야 했으므로 우리 음식에는 계절성이 뚜렷합니다.
계절에 따라서 채소가 달라 김치와 나물 등을 제철 채소의 특성에 맞게 조리해야 했으며, 어패류에도 계절성이 뚜렷했으므로 어패류의 천연의 맛을 활용한 조리 솜씨가 필요했습니다. 장류는 기본 조미료로 보편적인 단백질 급원식품이었는데, 봄철에 가공해서 연중 섭취하는 기본 품목 이외에 봄철의 특미는 담수장으로, 복중의 별미는 집장으로, 초가을에는 청태장으로, 엄동에는 전국장(속칭 청국장)으로 하는 등 계절과 입맛의 조화를 위해서 기후변화를 이용한 계절장을 담았습니다.
또한, 봄철의 장 담그기와 나물 말리기, 초여름의 젓갈 담그기, 초가을의 가을 나물 말리기와 장아찌 담그기, 입동 철의 김장 담그기와 메주 쑤기 등의 연중행사가 철저히 진행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사계절에 대처하는 조상들의 지혜로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한 식단을 일 년 내내 맛볼 수 있었습니다.
(6) 향토음식의 발달
향토음식은 한 고장에서 독특하게 개발한 음식으로서 그 고장이 갖는 기후, 지세 등자 연배경에 순응하면서 개발한 것이고 그 고장이 겪어온 정치, 경제, 문화변천의 영향을 받으면서 이루어 온 것이므로 각기 다른 고장의 것과는 비할 수 없는 특성을 지닙니다.
우리나라는 낭림산맥과 태백산맥이 동해에 인접하여 있어 동해 쪽은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반면, 서해 쪽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으므로 동·서 양면은 지세 상의 특성이 큽니다. 또한 태백산맥에서 서해 쪽으로 뻗은 여러 개의 산맥을 경계로 하여 다시 여러 지역으로 나뉘어 기후나 지세가 지역마다 매우 다릅니다. 따라서 산출 식품이 고장에 따라서 다양하고 그 식품을 재료로 하여 그 고장의 자연환경에 맞추어 만든 음식에 각기 특성이 크며, 문화의 특색도 뚜렷합니다.
한편, 우리나라는 상고시대에는 삼국으로 분리되어 각기 특성이 있는 문화를 개발하였고, 이것이 신라의 삼국통일을 계기로 하여 통합되면서 오늘에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왕조가 바뀔 때마다 왕도가 달라졌으며 각 왕도를 중심으로 그 사회의 음식문화가 발전하였습니다. 또한 시대에 따라서 상고시대에는 대륙과 근접한 고장에 외래문화가 많이 들어와 이러한 사실이 그 고장의 음식에 영향을 끼친 바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영향을 받으면서 개발된 것이 향토음식이며, 따라서 우리 음식이 갖는 향토적 특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보아 주식의 경우 영남과 호남은 쌀밥 보리밥이, 이북과 제주도는 잡곡밥 · 조밥이 많다. 면은 진지식의 주가 되는데 북쪽은 냉면, 남쪽은 온면의 형식이 많습니다.
만두는 밀이 많이 생산되는 북쪽에서 발달하였고 중국의 조리법을 받아들인 예가 매우 많다. 떡은 중요한 조리법이며 농산물에 따른 떡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20세기에 들어오면서 교통이 편리하여 사람의 교류가 많아지고 물자의 운송도 활발히 이루어져 식생활 문화의 양상이 서로 닮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지역마다의 특색 있는 음식이 많이 전승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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