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류
식기는 음식을 담아 식탁에 올려놓고 먹는 그릇의 총칭으로 한국 서양 , 일본음식 등 그 음식의 종류에 따라 다양합니다.
서양 식기의 종류로는 주요리인 고기를 담기 위한 큰 접시와 빵 접시, 후식 접시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계절에 따라 알맞은 재료의 식기를 사용했는데, 겨울철에는 유기 식기를, 여름철에는 사기 식기를 주로 사용하였습니다. 식기에 쓰이는 디자인은 과거에는 무난한 디자인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요즈음에는 색이나 무늬가 대담하거나 예술적 감각이 높은 디자인의 식기류도 풍부해져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어떤 종류의 식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식탁 분위기도 달라지지만 식기의 경우 다른 품목과 달리 그 안에 담는 요리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1) 서양의 식기
① 역사로부터 본 도자식기
유럽에서는 로마 시대에 도자기술이 매우 발달하여 8세기 사라센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으나, 경질 자기 에는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14, 15세기 유럽의 왕실은 중국의 도자기에 대한 선망으로 이에 대한 강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중에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이 동양 자기를 모방해서 유약을 바르기 시작하였습니다(이것을 마조리카 도자기라고 합니다).
유럽에서 반투명의 하얀 자기를 완성한 것은 독일이며, 철저한 연구를 통하여 드디어 마이센의 공장에서 처음으로 동양의 것으로 착각할 만한 백자가 완성되었습니다. 그 후, 도자기는 작센 후작, 아우구스토 2세에 의해 통제보호, 제작되었습니다.
어느 시대나 훌륭한 기술은 수많은 희생을 동반하며, 혹독한 마이센의 공장에서 도망친 도공들에 의해 그 비법은 빈에서 유럽 전역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독일의 마이센과 프랑스의 세브르에서 경질 도자기가 제작된 후, 50년 가까이나 늦게 영국에서는 '본 차이나'라고 하는 특수한 자기가 탄생하였습니다. 이는 도토나 도석 속에 소나 양의 뼈를 태운 재를 섞어 만든 것으로, 매우 강도가 강한 것이었습니다. 영국의 식기는 형태가 고전적이며 그림이 호화로운 것이 많습니다. 반면, 이탈리아의 식기는 민예품 같은 자유로운 도안이나 발상의 것이 많고 모던하고 근대적인 센스가 두드러집니다.
북유럽의 도자기에는 두 가지의 흐름이 보입니다. 일찍부터 마이센의 영향을 받은 덴마크의 로열 코펜하겐은 근대적인 작품을 내세워서 세계에서 저명한 도예가들을 초청해서 수출에 힘 쏟았습니다. 한편, 북유럽다운 멋을 발전시켜, 그 풍토의 멋을 살린 전통적인 도기가 스웨덴의 롤 스트랑 과 핀란드의 아라비아 등의 제품입니다. 양쪽 모두 각기의 특색을 살려 식탁 위에서 독특한 느낌을 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② 양식기의 재질에 따른 분류
식탁 연출 시, 포멀 한 자리에는 격식을 갖춘 요리와 그릇, 캐주얼한 자리에는 가정적인 요리와 식기를 사용합니다. 식기의 모양이나 무늬뿐만 아니라 소재에도 신경을 쓰고, 사용장소에 맞는 식기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③ 은식기
일반 가정에서는 은식기를 잘 사용하지 않지만 외국에서의 수입품이 늘어남에 따라 포멀 한 식탁 연출에서는 은식기가 빠지지 않고 있습니다. 보통 때에도 변질되지 않게 손질만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은 자체의 아름다움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습니다.
• 순은(sterling silver) : 변색. 변질하기 쉽지만, 손질과 보관에 정성을 들이면 영원히 그 아름다움과 빛을 간직할 수 있습니다.
• 은도금(silver plated): 은과 같은 손질이 필요합니다. 부식 정도가 진행되면 복원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 : 광택이 떨어지지만 손질이 편하고 값이 저렴합니다.
(2) 우리나라의 식기
우리나라에서는 철에 따라 알맞은 식기를 사용했는데, 겨울철에는 유기 식기를 사용하여 음식의 보온을 철저히 하고 여름철이 되면 깨끗하고 시원해 보이는 사기 식기를 사용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식기의 역사는 수렵, 어로의 식생활 양식을 영위하였던 신석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때의 식기는 빗살무늬토기였습니다. 청동기시대에 이르러 빗살무늬토기에서 민무늬토기로 바뀌었고 붉은 간토기와 목기류, 칠기류 등이 공존하였습니다. 삼국시대로 오면서 상·하층으로 구분된 사회제도와 주 · 부식의 정착으로 재료나 종류면에서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재료면에서 보면 이전 시대에서 전승된 토기류와 칠기류 외에도 상류층의 기호에 따라 등장한 금·은기 도금기 등이 있었습니다. 또한 종류면에서는 과 같은 주식용 기명을 비롯하여 반찬거리를 담는 굽다리 접시, 각종 조미료를 담는 기명 등이 있었습니다. 또한 항아리, 쌀독, 보 등도 있었습니다.
고려시대의 식기에는 철기, 금 • 은기, 금·은 도기, 자기, 놋그릇 등이 있었는데, 이들 중 대표적인 식기는 청자기와 놋그릇이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유기뿐만 아니라 백자를 주축으로 하는 새로운 식기류가 등장하였습니다. 백자의 색은 명나라 자기의 순백색과는 달리 우윳빛의 유백색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밖에도 사기, 질그릇, 목기류, 곱돌솥 등이 있었는데, 사기는 서민용으로 쓰였고 목기류는 작은 그릇에서 함지박이나 바가 지류, 각종 제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였습니다. 결국 조선시대에는 반상기를 비롯한 각종 식기의 완성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선 후기에는 서양문물의 도입과 함께 양은 이 식기의 재료로 등장하였고 서양풍의 평 접시가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수라상에 오르던 식기를 보면 수라 즉 밥을 담는 수라기, 탕 즉 국을 담는 탕기, 조치 즉 찌개를 담는 조치보 또는 뚝배기, 찜 또는 선을 담는 조반기 또는 합, 전골 또는 볶음을 담는 전골냄비와 합, 김치류를 담는 김치보, 장류를 담는 종지, 구이 · 산적 등을 담는 쟁첩, 육회와 · 어채 · 수란 같은 별찬을 담는 평 접시 등이 있습니다.
일상식의 반상에 쓰이는 그릇을 반상기라 하는데 여기에는 주발, 탕기, 조치보, 보시기, 종지, 쟁첩, 대접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양은 주발의 형태와 합의 모양에 따라서 한 벌을 모두 같은 모양과 문양으로 넣습니다. 상에 오르는 식기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주발 : 주로 남자의 밥그릇으로 사기와 유기로 되어 있습니다. 사기 주발은 사발이라 하는데, 아래는 위쪽보다 좁고 위로 차츰 넓어지는 모양이며 뚜껑이 있습니다.
② 바리 : 여자용 밥그릇으로 주발보다 밑이 좁고 가운데 배가 부르고 다시 위쪽이 좁아진 모양입니다. 뚜껑에 꼭지가 있는 것은 처녀용이고, 꼭지가 없는 것은 부인용입니다.
③ 대접: 숭늉이나 국수를 담는 그릇으로 위가 넓고 운두가 조금 낮은 그릇입니다. 요즈음에는 대부분 국그릇으로 쓰입니다.
④탕기:국을 담는 그릇으로 주발과 같은 모양이며 주발에 들어갈 정도의 작은 그릇입니다.
⑤ 조치보 : 찌개를 담는 그릇으로 주발과 같은 모양으로 탕기보다 한 치수 작은 그릇입니다.
⑥ 보시기: 김치류를 담는 그릇으로 쟁첩보다 약간 크고 조치보보다는 운두가 낮습니다.
⑦ 쟁첩 : 전, 구이, 나물, 장아찌 등 대부분의 반찬을 담는 작고 납작한 것으로 뚜껑이 있습니다. 3첩, 5첩, 7첩 반상에 따라 상에 놓이는 숫자가 정해집니다.
⑧ 종지 : 간장, 초장, 초고추장 등의 장류와 꿀 등을 담는 그릇으로 모양은 주발과 같으며 크기는 기명 중에서 가장 작습니다.
⑨합 : 밑이 평평하며 밑에서 위로 직선으로 올라가면서 점차 좁아지는 모양이며 뚜껑의 위쪽도 평평합니다. 작은 합은 밥그릇으로 쓰이고, 큰 합은 떡 · 약식 · 찜 등을 담습니다.
⑩ 반병두리: 위는 넓고 아래는 조금 좁으며 평평한 양푼 모양의 그릇으로 면, 떡국 등을 담습니다.
⑦ 접시 : 운두가 낮고 납작한 그릇으로 찬, 과실, 떡 등을 담습니다.
⑧ 쟁반 : 운두가 낮고 둥근 모양으로 주전자, 술병, 찻잔 등을 놓거나 나르는 데 쓰입니다. 그 외에도 식탁에 응용하면 좋은 우리나라의 식기로 질그릇 이 있는데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구워지는 이 식기는 두껍고 기공이 있으며 잘 깨지고 광택이 적으며 불투명한 것이 특징입니다. 대부분 붉거나 갈색이고 유약을 칠하지 않으면 습기나 공기를 통과시킵니다. 된장찌개와 같은 한국음식을 담는 뚝배기가 질그릇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자연미와 한국의 전통미를 나타내는 질그릇은 우리 조상들의 멋을 느끼게 해 줍니다. 특히 짙은 갈색이나 투박한 느낌이 사계절 내내 식탁을 꾸미기에 적합하며 특히 가을이 나 겨울에 가장 잘 어울립니다. 복고풍의 질그릇으로 차린 상차림으로 옛날 우리 장독대의 정겨움을 느끼며 식사를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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